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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NH투자증권의 2025년 4월 디지털자산 보고서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미국 정부의 디지털 통화 전략에 대해 다뤘습니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금지하고,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달러 지배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미국채의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른 스테이블코인은, 향후 글로벌 결제수단과 투자 인프라로서도 주목받고 있으며, 한국 또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법적 이슈와 정책적 선택의 기로에 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기술적 이점과 경제적 파급력을 바탕으로 향후 중요한 디지털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1. 스테이블코인의 부상과 배경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특정 법정통화에 고정(페그)된 디지털자산으로, 디지털자산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 안정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USDT(테더)와 USDC(서클)는 글로벌 디지털 금융의 실질적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2024년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전년 대비 56% 이상 성장했으며, 미국 정부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공식적으로 배제하고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디지털화 전략을 채택하면서 정책적 지원도 강화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암호화폐 보조 수단이 아닌, 디지털 통화 전략의 중심축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2. 미국의 디지털 전략과 스테이블코인 법안
트럼프 정부는 2025년 1월 행정명령을 통해 디지털 금융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주도권 강화를 명시했고, CBDC를 명확히 금지했다. 이에 따라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모두 스테이블코인 입법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GENIUS 및 STABLE 법안이 각각 상하원에서 발의된 상태다.
이 법안들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기준, 준비금 요건, 투자자 보호 장치, 규제 당국 등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으며, 8월 이전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미국 내 금융기관들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발행 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 미국채 수요처로서의 스테이블코인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상, 발행 시 그에 상응하는 준비금을 미국채 및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해야 한다. 이로 인해 스테이블코인은 미국채의 신규 수요처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기준, 테더와 서클이 보유한 미국채 규모는 약 1,0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한국의 미국채 보유량을 추월할 수준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의 미국채 수요는 2024년 연준의 양적긴축(QT) 규모의 약 10%를 상쇄한 것으로 평가되며, ‘민간 미니 QE’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기존 국채 수요국(중국, 일본 등)의 감소를 보완하는 새로운 유동성 수요처로 스테이블코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4. 한국의 대응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가능성
한국 역시 스테이블코인의 전략적 함의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이 국고채 수요 확대, 환율 안정, 통화주권 강화 등 다양한 이점을 가질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블록체인이 법적 장부로 인정되지 않으며,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화가 미비하다는 점이 주요한 제약이다. 한국은행은 현재 예금 토큰 기반의 CBDC 실험(한강 프로젝트)을 진행 중이며, 스테이블코인과의 병행 실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시가총액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수요를 확보하려면 명확한 정책적 비전과 법적 기반이 전제되어야 한다.
5. 스테이블코인의 핀테크적 가치와 구조적 강점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디지털 자산을 넘어, 기존 핀테크가 지향해온 ‘인터넷 화폐’로서의 가능성을 실현하고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강점에서 기인한다.
-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한 개방형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
- 프로그래밍 가능한 화폐로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연동이 용이하다.
- 전 세계 누구나 접근 가능한 글로벌 결제 인프라로 작동할 수 있다.
- 블록체인 기반 투명성 확보가 가능하며, 공공 영역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이러한 특성은 기업의 비용 절감, 결제 효율성 제고,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 시장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6. 리스크: 디페깅과 회계 투명성
스테이블코인의 대표적 리스크는 디페깅(depegging), 즉 가치 고정 실패이다. 2022년 테라-루나 사태로 대표되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실패 이후, 시장은 준비금 기반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재편되었으며, 미국도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원천 금지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추진 중이다.
신용평가사 S&P는 주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안정성 평가를 시행하고 있으며, USDC는 2등급(strong), USDT는 4등급(constrained)을 받고 있다. 테더는 회계 투명성 부족, 중국과의 연관성, 준비금 구성 불확실성 등 다양한 의혹에 노출되어 있으며, 회계 기준과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가 필수 과제로 꼽힌다.
7. 결론 및 시사점
스테이블코인은 이제 단순한 디지털 자산을 넘어, 통화 전략, 채권시장, 결제 시스템, 통화주권에 이르기까지 국가 경제와 금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활용해 디지털 달러의 글로벌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미국채 시장 안정, 금융 인프라 혁신, 디지털 금융 주도권 강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자 한다.
한국은 이 흐름 속에서 단순히 수동적인 대응에 머물 것이 아니라,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화폐 전략을 능동적으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고채 수요 확대, 외화 유출 억제, 환율 안정화, 통화주권 확보 등 다각도의 정책 목표를 고려할 때, 스테이블코인은 분명히 실험해볼 가치가 있는 전략적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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